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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호치민 메콩강 투어(하아……악!!)

호치민에서 11월 중순, 3박 4일 일정으로 여행하면서 파크 하얏트 사이공에 숙박했고, 하루 정도는 투어를 신청하기로 했어요. 이미 10일간 여행한 터라 피로가 몰려오기도 했고, 그냥 호텔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죠. 하지만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싶어, 후기가 좋았던 메콩강 투어를 하루 전날 *클룩(Klook)*을 통해 급하게 예약했어요. 럭셔리차량 소그룹 투어로 1인당 $45였고, 남편과 함께 신청했습니다.

피곤했지만 기대감을 안고 호텔 앞에서 투어 차량을 기다렸어요. 그런데 약속된 시간인 7시 50분이 지나도 차량이 도착하지 않았어요. 도로가 많이 막혀서 결국 50분을 더 기다린 후에야 픽업이 이루어졌죠. 시간 맞추느라 아침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짜증이 났어요. 게다가 라스트 미닛에 예약한 탓인지 차량의 맨 끝자리에 배정받았는데, 좌석이 왜 이렇게 좁습니까?... 등받이도 뒤로 젖혀지지 않아서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베트남의 7인승 차량은 원래 다 이런 구조라며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너무 불편하면 자신의 자리(운전기사 옆 맨 앞자리)와 바꿔줄 수 있다고 했어요.

괜찮다고 사양했지만, ‘이게 정말 럭셔리 차량 투어가 맞는 걸까?’ 하는 생각에 속으로 날카로워지면서도, 피곤한 탓에 그냥 체념하게 되더라고요. (하아…)

 

출발

메콩강까지 가는 길은 꽤 멀었어요. 중간에 휴게소에서 한 번 쉬고, 다시 두 시간 넘게 달려서 도착했습니다. 날씨는 말도 못 하게 화창했어요. 아니, 화창하다는 말로는 부족했죠. 이런 걸 그냥 뙤약볕이라고 하죠...


우리 그룹은 총 7명, 그리고 가이드 한 명. 정말 소규모 투어였어요. 그런데 멤버 구성이 꽤 흥미로웠습니다.
먼저, 백인 올드 레이디 두 분—딱 봐도 범상치 않은 분위기였어요. 한 분은 마치 람보 같은 비주얼인데, 목소리는 모기 소리… 예상치 못한 갭에 살짝 당황.
그다음은 태국에서 온 커플—꽤 어린 커플 같았어요. 둘 다 왜소한데 몸에 상당한 문신들.. 음. 여행 내내 둘만의 세계에 푹 빠져 있더라고요.
그리고 우리 부부.
마지막으로, 필리핀에서 온 한 젊은 남자 이렇게 투어를 시작했어요.

우리 담당 가이드, 몇 살쯤 됐을까요? 제 눈엔 그냥 18세로 보였어요. 물론 실제로는 20대 초중반이었겠지만, 너무 어려 보여서 순간 당황했죠. 뭐, 나이는 중요하지 않으니 패스.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무슨 가이드가 이렇게 재미가 없죠?
투어의 핵심은 가이드가 얼마나 흥미롭게 이끌어 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친구는 목소리도 작고, 알려주는 정보도 거의 없었어요. 사람들의 인원수도 작고 반응도 달리 없었기에 그다지 많은 말을 하진 않았던 거 같아요. 분위기나 눈치를 많이 타는 친구 같았어요. 뭔가 물어보면 대답은 해주지만, 이상하게도 궁금증을 없애 버리는 신기한 능력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7명밖에 안 되는 소그룹인데도 분위기가 영 살지 않았어요. 다들 어색하게 각자 마이웨이. 서로 눈만 멀뚱멀뚱…
보통 가이드가 분위기를 주도해서 팀원들끼리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만들어 주는데, 이 친구는 그냥 숫기 없는 총각일 뿐이었어요. 정말, 살면서 이렇게 내성적이고 무기력한 가이드는 처음 봅니다.

(하아…) 이 투어, 과연 무사히 끝날 수 있을까요?

메콩강

 

티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만 보던 메콩강을 눈으로 보니 신기했어요. 메콩강은 바닥이 진흙이기 때문에 물색이 흙탕물 색이라고 물은 깨끗하다고 가이드가 설명해 줍니다.

토이손섬

코코넛캔디 만드는 공장으로 향했어요. 여러 가지 맛을 맛볼 수 있었고, 코코넛 자르는 시범도 볼 수 있었어요. 아무도 캔디를 사진 않았던거 같아요. 바로 뒷편에 뱀술 파는 곳이 있었어요. 코브라 뱀술부터 다양했어요. 맛도 볼수 있었는데 저는 보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갑자기 태국 커플 남자가 엄청난 관심을 보이더니 질문세례를 하고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맛을 보더니 결국 코브라뱀술 한 병을 구매했어요. 아직 젊은 거 같은데... 이런 종류에 관심이 ㅎㅎ (홀리몰리...)

코코넛캔디공장과 뱀술

 

열대정원과일 방문 & 점심

이 차량을 타고 열대정원으로 이동을 했어요. 꼭 가축을 싫어 나르는 차량 같죠? 정원에 도착하니 잭푸르트가 주렁주렁 열려 있었어요. 

이동차량과 잭푸르트

 

점심

이곳에서 우리는 바로 점심이 제공되었는데요, 이 공간전부가 식사를 하는 곳이었어요. 사전에 예약한 대로 테이블 세팅을 미리 해놓았어요. 이 엄청 큰 생선을 통째로 튀겨서 요리에 나와요. 각종 야채랑 생선을 라이스페이퍼에 싸서 먹으면 돼요. 볶음밥도 있었어요. 둥글게 부풀어 오른 음식은 찹쌀 도넛 같이 쫀득해요. 안에는 그냥 공기만 있어서 잘라서 먹으면 되는 거였어요. 이게 제일 맛있었다는... 저는 비위가 좋은 편이 아니라 거의 못 먹고 콜라면 마셔 댔네요.

점심 먹는곳

 

점심을 먹고 시간이 좀주어 지는데 주변 구경할 수 있었어요. 그다지 볼 것도 없었던....ㅠㅠ 근처에 튀김을 발견하고 하나 먹어봤어요. 반세오 미니? 맛은 맛있더라고요.

 

주변에 메기? 와 악어들.. 악어먹이 주는 액티비티가 있었는데요,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ㅡ.ㅡ

 

카누 타기

카누를 타러 왔어요. 이번엔 재밌겠지 하면서 내심 기대를 하며 카누에 조심스레 올랐어요. 우리는 앉아 있고 배를 운전해 주는 분이 뒤에 따로 있었는데, 젊은 여성분이었는데 운전솜씨가 좋았어요. 풀숲사이로 가로질러 가는 느낌이 좋았고 나뭇잎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너무도 이뻤었죠.

' 그래 이거야~이걸 위해 오전 내내 빌드업이 길었구나~'

재미를 만끽하려는 순간 유턴을 하는 게 아니겠어요? 으잉? 이렇게나 짧다고?? (하아...) (치킨 냄새만 맡게 하고 뺏어가는 꼴이잖아.!!)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어요. 전통 민속음악 감상하면서 과일을 먹는 시간이었어요.

과일도 그냥.... 민속음악을 공연하시는 분들은 그냥 기계적이었어요. 악기를 연주하시는 남자분은 맨발... 노래하는 여성분들도.. 좀 성의를 보이시던지 해야 할 듯요.. 한숨만 나왔어요(하아....) 성질나서 사진도 찍기 싫었어요. 또 팁은 주고 나왔다는...

 

다음 순서로 이동을 하였어요. 조그마한 나무로 된 브리지를 건너는 곳이 있었는데 우리의 극 내성적인 가이드가 자기가 이 다리를 원숭이 흉내를 내면서 건너보겠다고 해서 다리를 건너더라고요. (하아... 그냥 하지 말지...)

이건 뭐 재미도 감동도 없고.. 원숭이 흉내는 무슨 그냥 머 팔만 조금 휘익하고 끝?? (하아... 집에 가고 싶다 그냥 ㅜㅜ)

투어 인원들 전부 무표정 반응이 없었어요. 그런 분위기가 어색해서 그나마 제가 반응을 해 주었어요.( 내가 너무 싫다 ㅜㅜ)

벌꿀농장

이번순서로 벌꿀농장체험이었는데요, 체험할 수 있는 농장까진 아니고 그냥 한켠에 조그마하게 관광객들이 가볍게 볼 수 있는 곳이었어요. (이제는 기대도 없습니다. ) 식당에 앉아 벌꿀 음료도 마시고 했어요. 구매강요는 하지 않았지만, 가이드가 멤버들 눈치를 엄청 보는 듯했어요. 불편해요 ㅠㅠ

벌꿀농장 체험

 

빈트랑 사원

이제 마지막 코스인 빈트랑 사원으로 향했어요. 안에 사원도 둘러보고 사진을 사진도 찍고 마무리했죠. 구성원들은 다 마이웨이..( 가이드야 제발 통솔력을 발휘해서 우리를 모아놓고 설명을 좀 줘라... 하아...) 

 

다들 쭈뼛쭈뼛 서있는데 어색한 분위기에 제가 다들 어디서 왔냐고 한마디 물었더니, 그제야 말이 봇물 터지듯 이야기하지 시작했어요. ㅎㅎ 이 상황이 너무 웃겼어요. 다들 무언가를 기다렸다는 눈치였어요. 

다시 호치민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는 정보도 주고받고 꽤나 많은 대화가 오고 갔어요. 호텔에 내리면서 우리 고생한 소심이 가이드에게 팁을 주면서 고맙다고 했죠. 고마웠죠 이것도 다 경험이니...

 

결론

지극히 저만의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우선 투어 구성이 좀 엉성했어요. 기대가 높았던 탓일까요? 조금조금 많이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정작 알맹이는 빠진 느낌이었어요. 재미도 감동도 없고,,, 더 큰 문제는 가이드의 역량이었던 거 같아요. 다른 그룹투어는 보니까 가이드가 활동적이고 유머도 있고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게 보였거든요. 

우리 가이드는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것 같아요. 너무 소심하고 소극적이에요 사람은 착하고 좋은데., 경험부족일까요? (하아..)

다음번엔 잘하겠죠 뭐..

메콩투어를 하신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지만(그냥 가지 마요 ㅎㅎ) 기대치를 낮춘다면 재밌을 거 같아요. ~

메콩강 언저리만 다녀온 후기 마칩니다.~